윤대현 회장의 ‘무도의 가치를 말하다’ – 지극히 개인적인 서평

by KAM on May 11,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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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현 회장의 무도의 가치를 말하다 지극히 개인적인 서평

통영 금강도장 이규명 2급 수련생(50)

 

윤선생님을 처음 만난 것은 2003년 가을쯤으로 기억한다.

그 당시 내가 겪어 본 운동(무술)이라고는 영화에서 본 것이 다였다. 조금은 우스꽝스런 영화들도 있었지만, 다분히 폭력적이고 잔인한 영화들, 그리고 이기기 위해 극기하고, 희생하는 주인공, 그런 것들을 통해 무술을 하는 사람은 거칠고 무뚝뚝하며 무섭다는 이미지가 만들어졌던 것 같다. 하지만 내가 만난 무도인 윤대현 관장님은 많이 다르게 느껴졌다. 수련 중에는 한없이 부드럽고, 배려하는…… 오히려 수련이 끝나면 도장, 사무실, 도너츠가게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더 열정적이 되는 배 나온 아저씨. 아이키도의 이야기는 인문학을 하는 나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구의동에서 신촌의 본부도장까지 정말 열심히 다녔던 것으로 기억한다.

특히, 아이키도가 가진 상생과 평화의 철학 이야기는 어떠한 인문학적 접근보다 아름다운 인간의 이야기이며 평화의 이야기였다. 그렇게 재밌어하고 좋아하던 아이키도를 회사발령으로 그만두게 되었을 때는 너무나 아쉽고 섭섭하여 회사를 그만두고 아이키도를 계속할까 하는 고민도 했었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지금 나는 통영에서 아이키도를 수련 중이다.

 

윤선생님은 3권의 에세이책을 낸 무도가이며 수필가이다. 아이키도에 대한 미련이 많던 나는 선생님의 책과 글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선생님이 끊임없이 이야기하던 아이키도의 철학을 책으로 내는 과정을 모두 지켜보았다. 그러면서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가 보다 하고 있었다. 이제 와서야 선생님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다. 이야기하고 들려주어야 할 것이 너무도 많기 때문에 답답하고 애가 탓을 것이다. 아이키도가 가진 철학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또다른 폭력을 낳는 무술일 터이다.

이번에 새로 발간한 무도의 가치를 말하다에세이집은 윤선생님이 그동안 발행한 두 권의 에세이집과 칼럼에서 이야기하고 싶던 것을 집대성한 책이면서, 수련을 하지않는 일반들에게도 아이키도가 가진 무도로서의 철학과 가치를 이해하기 쉽게 전할 수 있는 책이다.

윤선생님은 책에서 아이키도를 비폭력대화(NVC)라고 말한다. 희망을 잃은 젊은 세대들에게 기술을 받는 사람인 우케와 기술을 거는 사람인 나게의 역할을 이야기 한다. 매너를 지키면서 상대가 하려고 하는 대화가 무엇인지 집중하고 정확히 파악하며 섬세하게 읽어내는 훌륭한 우케가 되어야 하고, 나게는 적극적인 대응을 하되 내가 지키고자 하는 것 그 이상을 하지 않는다. , 싸우지 않는 몸의 대화가 비폭력대화와 닮아 있다. 패자를 만들지 않는 무술 이것이 아이키도의 가치와 선생의 무도 인생에 깔린 철학일 것이다.

선생은 무도에 있어서 스승의 중요성을 이야기 한다. 아이키도는 도제방식으로 운영되는 전통이 있다. 선생이 있고 제자가 있다. 사제 간의 신뢰가 바탕이 되어 기술과 철학이 전달되고 그 속에서 형재애가 만들어진다. 그 속에서 훌륭한 인격을 지닌 무도가가 만들어지고, 국경을 초월하여 만유애호의 정신이 탄생한다.

선생은 아이키도 수련에 임할 때는 선비가 검을 잡았을 때와 같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승패와 승리에 집착한 위력이 아닌 상호교감을 통해 궁극의 평화를 추구해야 한다. 끊임없는 수련과 그 속에서 자신의 철학과 중심을 지켜가는 매력이 아이키도에는 있다. 선생은 무술과 무도는 다른 것이라고 이야기 한다. 강한 것을 추구하는 것이 무술이라면, 내가 믿고 있는 신념에 봉사하고 세상적인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옳고 그름 앞에서 주저하지 않는 것이 무도라고 한다.

 

나는 작년에 80대인 고바야시 선생의 연무대회에 참여했다. 이틀 간의 일정에도 하나의 흐트러짐 없이 연무를 보이고 지도를 해 주시는 고바야시 선생님의 모습을 보았다. 그때 작은 기대감과 바람이 생겼다. 나의 마지막 모습도 연무장에 있었으면 하는 것이었다. 노년에도 젊은 사람들과 검을 맞대고, 손목을 잡고 잡히며 구르는 모습, 생각만 해도 짜릿하고 멋진 일 아닌가.

영화 무인 곽원갑에는 이런 장면이 있다. 은둔생활 중 곽원갑이 장님 처녀를 만난다. 그 처녀를 통해 모 심는 법을 배운 곽원갑은 모 심을 때 조차 남을 이기려는 근성을 버리지 못하여 쉬지 않고 남들보다 일찍 모내기를 마친다. 장님 처녀는 곽원갑의 모를 다시 뽑아 심으며, “모들은 너무 가깝게 심으면 자라질 못하죠, 우리 사람들처럼 서로를 존중해야 평화롭게 살아요.”라고 말한다. 그토록 보잘것없어 보이던 벼농사일을 통해 곽원갑은 상생과 존중과 휴식의 지혜를 깨닫게 된다.

아이키도에는 평화를 추구하는 정신이 있고, 자신을 갈고 닦아갈 수양이 있으며, 그것을 지켜보고 이끌어줄 선생이 있다. 우리의 인생에서 올바른 법을 만나고, 수양의 기술을 만나고, 선생을 만나는 복 된 기회가 또 있을까?

 

나는 비폭력대화(NVC)를 공부하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무술을 배우고 있다. 비폭력이란 우리의 본성인 자연스러운 연민으로 돌아간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연민으로 다른 사람들과 유대관계를 맺고, 우리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구체적 대화방법이 비폭력 대화다. 단순히 이겨야만 살아남는 폭력적인 무술이 아니라, 패자를 만들지 않고 세상과의 조화를 꾀하는 아이키도는 비폭력대화와 너무나도 닮아 있다.

윤대현 회장의 무도의 가치를 말한다이 책을 지금 무술을 가르치는 당신에게 꼭 권하고 싶다, 무술을 모르는 당신에게도 권하고 싶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무엇을 배우고 가르쳐야 할 지 당신에게 지침이 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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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松山™ 2018.05.11 20:02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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