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단 심사를 준비하며

by 중앙도장_정성진 on Jul 2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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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도장에서 수련하는 정성진입니다.

 

초단 심사를 앞두고 개인 수련기를 써야 되는데, 한 달이 넘도록 “글이 안 나온다... 정말 못 쓰겠다...”는 푸념만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연습장에 원고를 쓰다가 통째로 버리기를 여러 차례. 이제는 수련기를 올려야 하지 않겠냐는 도장장님의 재촉에 눈치만 늘어 갑니다.

 

저는 작년에 이어 올해 다시 초단 심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심사를 불과 1주일 앞두고, 한참 뒤로 예정되어 있던 해외 출장이 심사 사흘 전으로 갑자기 당겨지면서 한창 진행하고 있던 연습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3단 심사를 준비하던 선배의 파트너 연습까지 함께 그만두는 것이어서 어찌나 죄송했던지... 다시는 되풀이하고 싶지 않은 경험입니다.

 

작년에 썼던 수련기를 찾아서 읽어 보니까 아이키도를 알게 된 계기, 수련을 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던 사연, 뒤늦게 수련을 시작하기까지의 과정, 출장 때문에 도장에 오래 나오지 못할 때 느꼈던 안타까움 같은 것들을 솔직하게 적었더군요.

 

똑같은 이야기를 올해 다시 써먹는 것도 내키지 않거니와, 근래 제가 처한(혹은 자초한) 상황 때문에 심경이 복잡해서 수련기를 쓰기 어려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시 일어나면 된다.’, ‘어떤 싸움이든 이기고 시작하자. 그러기 힘들다면 적어도 처음부터 지고 들어가는 싸움은 하지 말자.’, ‘나의 중심은 살아 있나...’, ‘상대와 잘 연결되어 있는가.’, ‘상대는 나에게 아무런 관심도 없는데 나 혼자 매달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요즘 제가 하는 생각들입니다.

 

 

저는 지난 2~3년 동안 고민한 끝에 10년째 다니던 회사에서 나오기로 마음먹고 늦깎이 취업준비생이 되었습니다.

 

부끄럽지만 스스로 평가하기에 당장 사회에서 써먹을 수 있는 주특기가 없습니다. 나이도 경력도 어중간합니다. 제가 어느 회사의 인사 담당자라면 어떤 파트이건 저를 경력직 사원으로 뽑지 않을 것 같습니다. 20년 정도 되는 사회생활과 40년을 조금 넘는 저의 삶에 대한 반성, 회한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며 저만의 새로운 길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중입니다.

 

회사 쪽하고는 저의 신변 정리 문제를 협의하면서 회사에 적을 남겨 둔 채로 3개월간 구직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보장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 3개월도 다음 달이면 끝이 납니다. 지금까지 손에 쥔 확실한 결과물은 없습니다.

 

구직에 필요한 조언을 구하기 위해 사람들을 만나고 정보를 찾고 저의 장단점을 진단하면서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는 동안, 저는 제가 알던 저와는 많이 달라진 모습으로 이번 상황을 헤쳐 나가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수련 기간이 이제 겨우 4년에 불과한데,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아이키도를 배우면서 보고 듣고 몸으로 느꼈던 대로 저의 생각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완전하지는 않아도 분명히 저에게 도움이 되는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맞닥뜨린 상황은 솔직히 암담합니다. 동년배처럼 평범하게 이직하기는 어려워서 백수 생활이 길어질 것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퇴사를 결심하던 때에도 현실이 냉혹할 것을 각오했지만 실제 현실은 저의 각오를 초월합니다.

 

출근을 안 하기 시작한 처음 며칠은 아침에 맞이하는 하루가 너무나 낯설었습니다. 갑자기 늘어난 시간을 감당하기 어려웠고, 약속과 약속 사이에 비는 시간은 모두 불안과 초조함으로 채워졌지요. 나름 일과 개인 생활의 균형을 지키며 산다고 생각했는데 이것은 ‘일’이라는 축이 있었기 때문에 유지될 수 있었다는 사실을 이내 깨달았습니다.

 

마침 올해 다시 초단 심사를 준비하게 된 덕분에 저는 몸과 마음이 엉망으로 피폐해지는 것을 피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갈 곳(도장)이 있다는 것’이 좋았습니다. 도장에서 수련하고 도장을 오가는 하루 3~4시간 동안은 어떤 근심과 걱정도 하지 않고 오로지 저에게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도장에 가기 전’에는 정보를 찾으며 향후 계획을 세우거나 저에게 필요한 공부를 하고, ‘도장에 있는 동안’에는 열심히 심사를 준비하면서 몸과 마음의 힘을 충전하고, ‘도장에 다녀온 뒤’에는 사람들을 만나는, 매우 단순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몇 주째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번에 각 단위별로 심사를 준비하는 다른 분들은 아이키도 수련에 대해 풍부한 경험담을 적으셨던데, 저는 이번에 딱히 쓸 이야기가 없습니다. 중년 초입에 들어선 사회인으로서의 ‘생존과 변화’. 저의 관심은 온통 여기에 쏠려 있기 때문입니다. ‘이 친구는 아이키도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하고 궁금하신 분은 저의 작년 수련기를 읽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다만 저는 지금의 힘든 시기를 극복하고 나면 아이키도를 버팀목으로 여기면서 보냈던 2019년 여름을 유별나지만 행복했던 시간으로 떠올리게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지금까지 열정적으로 지도해 주시고 승단을 추천해 주신 도장장님, 함께 수련해 주신 대한합기도회 선후배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심사를 마쳤을 때 후회가 남지 않도록 심사 날까지 남은 기간 동안 진지하게 연습하겠습니다. 아이키도가 있어서 참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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