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사범인가?

by KAM on Jun 02,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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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윤대현 6단 강습회 지도모습>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운동(合氣道)의 이름을 합기도와 아이키도 중에서 무엇을 써야 옳다고 생각하는가?" 공정성에 대한 판단이 누구보다 앞서있는 경찰 간부인 제자에게 내가 던진 질문이었다.

"머리로는 합기도가 맞지만 가슴으로는 아이키도가 맞습니다!"



한자 "合氣道"의 한국어 발음은 합기도이고 일본어 발음은 아이키도다. 그런데 왜 머리로는 합기도이고 가슴으로는 아이키도인가? 경찰 간부의 답변에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얘기해서 그동안 한국에는 합기도를 제대로 이해하는 사범이 하나도 없었다. 그렇다고 내가 완벽하게 알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내가 완벽하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일본에서 좀 더 나은 선생을 초청해서 배움을 청하고 수시로 선생이 있는 일본을 찾아가는 것이다. 합기도를 제대로 이해하는 사범이 한국에는 한 사람도 없다는 말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아 설명을 좀 해드릴까 한다.

 

합기도는 도제(徒弟) 방식으로 전해지는 운동이다. 따라서 스승으로 모실 수 있는 사범이 있어야 한다. 합기도는 유도나 검도와 같이 일본에 세계본부가 있고, 세계본부에서는 세계라는 단어에 걸맞게 관리 감독 교육하는 도주(道主)가 계시면서, 전세계 합기도계 전반을 총괄하는 활동을 하는 곳이다. 세계본부에서 승인하는 사범이 지금까지 한국에는 단 한명도 없었다.

 

사범의 칭호을 받으려면 도주가 승인하는 6단이 되어야 한다. 6단이 되려면 적어도 20년이상 수련해야 가능하다. 또 6단이 되면 자동으로 사범이 되는 것이 아니다. 6단을 받고 6년 정도의 세월이 흘러 사범의 자격이 충분하다고 판단될 때 가르친 선생이 도주(道主)에게 추천을 하면 '사범' 칭호을 쓸 수 있는 자격여부를 심사해서 승인한다.

 

사범 칭호를 허락 받으면 다 끝나는 것이 아니다. 2년마다 재평가를 통해서 칭호를 계속 사용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추고 있는지 점검을 한다. 이전에 호쿠신잇토류(北辰一刀流) 검술을 지도하기 위해 S씨가 사범으로 임명 받아 한국에 와서 지도한 적이 있다. 이후 회원간에 불화가 조성되면서 야기된 일련의 사안에 대한 책임을 물어 S씨에 대해서 종가의 지시로 사범 호칭을 회수해 버리는 일이 일어났다.

 

우리가 검술 선생으로 모시고 있는 스가와라 테츠타카 선생도 주었던 면허를 다시 회수해 버린 일이 미국에서 있었다. 사실 그것 때문에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한국에서는 이런 제도를 이해하는 사람이 없다. 자격증을 한번 주면 그것으로 끝난다. 자격을 박탈하고 사범 칭호를 회수하는 일이 없다.  

 

만약 합기도 사범이 합기도 안에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격투기나 유도, 검도를 배우고 있다면 그런 사람이 사범이 되기는 어렵다. 사범 호칭을 받았다 해도 곧바로 되돌려 놓게 된다. 그래서 자질이 없는 제자를 사범으로 절대 추천하지 못하는 것이다. 잘못하면 그런 사람들이 합기도를 망치거나 변질시키기 때문이다.  

 

좀 더 완벽해지기 위해 타무술을 배울 수는 있다. 하지만 그런 노력은 사범이 되기전에 하는 것이지 스승을 모시고 제자를 거두는 위치에서는 함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것 저것을 배우러 다니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선생에게 배울 것이 없어서 다른 곳을 찾는 것은 문제가 된다.  

 

받기도 어렵지만 사범 칭호를 받았다해도 자아성찰과 그 지위에 맞는 자질을 갖추지 못하면 취소되는 것이 사범자격이다. 그래서 지도자가 되려고 하는 전세계 수많은 수련생에게 사범은 호기심과 비교의 대상이 된다. 솔직하지 못한 사람과 평가 받길 싫어하는 사람에게 사범자격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  

 

합기도가 제대로 가르쳐져야 하지만 이미 오랫동안 사이비가 합기도에 대한 이미지를 태권도와 유도를 섞어 가르치는 짬뽕무술로 변질되어 버린 상황에서 모두 되돌려놓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머리로는 합기도가 맞지만 가슴으로는 아이키도가 맞습니다!" 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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