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행동에는 책임이 뒤따른다.

by KAM on Jun 08,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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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 워리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인터넷의 '익명성'이라는 특수성을 이용해서 현실에서는 자기 의견 하나 내세우지 못하고 싫은 소리 한번 하지 못하는 '예스맨'이 인터넷 공간에서 말을 거침없이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또 실제 경험은 전무할 정도로 부족하면서 말만 그럴싸하게 꾸며 대는 이들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아이키도에 대한 논쟁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가끔 수준 이하의 글을 볼 때면 대부분 무시하지만 어디서부터 설명을 해야할까 고민이 되기도 합니다.

 

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아이키도는) 길가다가 예기치 못한 공격을 당할 때 실전에서 효용성이 떨어진다."라는 댓글을 봤습니다. 사실 일반인들이 가지고 있는 그런 생각에 부합하여 이런 저런 다양한 무술의 장점만을 모아서 만들면 최고의 실전 종합무술이 되리라는 환상을 가지기도 합니다. 그러한 탄생 배경을 가진 무술이 실전에서 가장 유용하다는 주장을 하지만 이는 취향일 뿐 논리적인 근거도 경험치도 없는 시쳇말로 '정신승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옛날 칼싸움하던 시절에는 지금과 같이 대중화한 현대무술을 실전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UFC 같은 것을 봐도 로마시대 죽을 때까지 싸우는 검투장면과 비교하면 장난에 불과 합니다. 죽거나 운이 좋으면 불구가 되는 미야모도 무사시 시절의 진검승부와도 비교될 수 없습니다. 만약 길거리에서 누군가로부터 목숨에 위협을 느꼈다면 현대의 무술보다는 고대의 무술이 더 효과적일 것입니다.

 

현대인들이 옛 무사들처럼 실전에 대비를 하려고 하면 일상적인 사회생활을 포기해야 합니다. 권투나 MMA 선수들을 보면 링에 나오기 위해 거의 하루 종일 훈련에 몰입합니다. 가까이는 태릉선수촌 대표선수들도 목숨을 걸고 훈련하는 특수부대의 훈련량에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일상적인 생활을 영위하면서 한 두 시간 짬을 내서 훈련하는 것을 가지고 전문적인 파이터라고 말하는 것은 동네 애들 싸움 정도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대인들에게 옛날 칼싸움을 하던 시절의 무사와 같은 파이터가 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아이키도를 가지고 위에서 말한 길거리에서 누군가에게 예기치 못한 공격당했을 때 실전이 가능하냐고 질문한다면 대답은 "가능하다!"입니다. 좀 더 깊은 이해가 필요하지만 '구슬이 서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처럼, 이런 저런 기술을 모아 놓기만 하기 보다는 제대로 된 기술의 숙달과 상황에 대처하는 감각 훈련이 얼마나 되어 있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아이키도는 고류 검술에 기반을 두었기에 다양한 상황에 대처하는 기술과 함께 멘탈 트레이닝이 발달해있다고 자부합니다. 아이키도 훈련은 유사시 어떠한 상황에서도 힘을 집중할 수 있도록 훈련합니다. 이는 검술에서 말하는 '슨도메(寸止)'에서 답을 찾습니다. '()'1인치 정도의 간격을 말하고 '도메()'는 멈춘다는 뜻입니다.

 

즉 슨도메는 1인치 정도에서 멈춘다는 사전적인 의미로 검도인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그저 멈춘다는 뜻으로 알고 있는 이유는 바라보는 사람의 관점에서 말한 것이고 실제는 마지막 순간에 화약이 폭발하듯 강한 힘이 나온다는 의미입니다. 이소룡이 보였던 '1인치 펀치'가 그런 것이고 태권도에서 주먹을 뻗었을 때 마지막 멈춰지는 순간이 가장 강한 것을 말합니다.

 

검으로 대나무를 자를 때 크게 휘두르는 것이 아닌 아주 작은 움직임에도 슨도메가 작용됩니다. 검술의 실력은 슨도메에서 나타난다고 말합니다. 슨도메는 크게 휘둘러서 볏짚이나 대나무를 자르는 일반적인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진짜 실력은 매달려 있는 가느다란 실을 1인치 펀치와 같이 작은 움직임으로 잘라내는 것입니다. 또는 대나무가 아닌 그 줄기인 가느다란 가지를 약간의 움직임으로도 잘라내는 것을 진짜 실력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볏짚을 자르고 대나무를 자르는 것은 일반인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지만 대나무 가지나 실을 슨도메로 잘라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아이키도에서 힘을 집중 시킨다는 것이 그런 것입니다. 약간의 움직임으로 상대를 무너뜨리고 제압하는 것을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실제로 아이키도를 수련하고 있는 회원들도 몹시 어려워하는 것입니다. 검도 고단자가 신문지를 둘둘 말아서 때렸는데 팔이 뿌러졌다는 이야기는 허언이 아닙니다.

 

힘을 집중 시켰을 때 나오는 강한 파괴력을 이해해야 비로소 힘을 뺀다는 아이키도 기술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힘도 쓰지 않고 약간의 움직임에도 나가 떨어지는 연무시범을 보고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은 그러한 힘의 작용을 이해하지 못해서 입니다. 검술은 단순하게 보이지만 인류 역사와 함께할 정도의 깊이를 지니고 있지만 그 움직임이 너무 단순해서 이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이키도에서는 혼자서 하는 연습은 극도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항상 둘이서 약속대련을 하듯이 훈련하는데 검을 들었을 때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 이유는 훈련의 효과가 추상적이지 않고 빠르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방법을 통해서 얻는 직접적인 효과는 간합(間合, 공격 가능한 간격)과 아와세(, 타이밍을 말함)입니다. 실전에서 주먹이든 몽둥이든 휘두를때 집중되는 힘이 파괴력을 갖는 것이며 위험을 감지하는 거리 감각과 상대의 공격을 받아내는 타이밍이 제일 중요합니다

 

혼자서만 춤을 추듯 하는 검법이나, 반복적인 투로 훈련을 하는 일부 중국 무술은 무술적인 원리를 갖추고 있다고 하더라도 실전 감각이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시합을 하는 무술은 오랜 시간을 고된 훈련을 하지만 포인트와 룰에 맞춰서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그 습관이 오히려 실전과 멀어질 수 있습니다.


만약 길거리에서 발생할지 모르는 호신술 때문에 실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돌멩이를 강하게 던질수 있을 때까지 연습하라고 하고 싶습니다. 일본 전국시대 전투에서 가장 많은 사망이 일어난 원인이 돌멩이였다는 점을 알면 이해가 될 것입니다. 가까운 예로는 브라질의 격투기 선수가 동네 양아치가 휘두른 흉기에 맞아 어이없이 혼수상태에 빠진 뉴스를 외신을 통해 접했습니다.

 

아이키도는 시합을 목적으로 하는 운동이 아닙니다. 정신과 기술을 균형있게 훈련하여 유사시 이 둘을 가장 효율적으로 집중시키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시합을 하지 않지만 슨도메와 같은 강한 집중력은 여느 무술의 고수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한 힘의 집중력을 보이면서도 완력을 쓰지 않는다는 점은 기존의 타무술과 구별이 되는 강점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철없는 키보드 워리어들이 길거리 싸움을 실전이라고 착각하고 있는데, 법치국가에서 길거리 싸움에 휘말리지 않도록 자신을 수양하는 것이 실전이지 상대를 흠씬 두들겨 패서 민형사상 책임을 지는 것이 실전이 아닙니다. 정당방위요? 대한민국에서 정당방위가 과연 어디까지인지 법리 공부부터 하십시오. 현실과 게임속 '스트리트 파이터'를 혼동하면 안됩니다. 그런 실수를 애교로 봐 줄 수 있는 기간은 짧습니다.

 

"모든 행동에는 책임이 뒤따릅니다."


E-KAM2.jpg

  (윤대현 도장장 마스코트)


Files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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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오승도장장 2015.06.08 18:19
    좋은글 고맙습니다..^^
    아주 속이 다 후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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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부림 2015.06.08 20:57
    읽을 때마다 도장에서 배우는 내용을 다시 되새겨볼 수 있어 좋습니다. 오늘도 좋은 수업과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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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임 2015.06.09 05:45
    어머나~~읽어내려갈수록 이렇게 명쾌하고 통쾌할 수가 없습니다~~
    빈 깡통이 요란하듯 어느분야에서든 전문가도 아닌 아니 알려고 노력한 적없는 사람들이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은 것 같습니다~(저 역시 자유롭지 못하지만요~~^^;;)
    선생님의 날카롭고 감각적인 기술(제가 선생님 기술을 받아본적이 많이 없지만ㅋㅋ)이
    글 속에도 녹아드나 봅니다.
    말씀 속에 칼이 있다고 표현하면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무도에 있어서 애매모호한
    상황,개념,철학,느낌들이 칼같이 정리되고 단순해지는 힘이 느껴집니다~~
    글만 읽고도 정신적 신체적 힘을 얻는 거 같아요~~
    멋진 글 감사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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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wtma 2015.06.09 08:15
    이런 이유로 대한합기도회에는 다른무술을 오래 수련한 분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무력이 깊지 않지만, 제가 접한 다른 무술과는 다른 레벨이란것을 느낍니다. 좋은 기회를 주신 회장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 ?
    修德政劍(정종우) 2015.06.09 09:34
    선생님께 배우면서부터 진정한 실전의 의미를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늘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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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대건 2015.06.09 13:35
    좋은 글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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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희숙 2015.06.09 16:04
    좋은글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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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성국 2015.06.09 22:47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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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포청파엄창식 2015.06.10 00:14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나서야 아이키도 안에서 얼마나 많은 슨도매가 일어나고 있었는지 알게되었습니다. 쉽게 넘어지고 닿지도 않았는데 쓰러지는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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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돈옥 2015.06.10 21:59
    오늘도 여러모로 생각을하게 해주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
    고형훈 2015.06.10 23:41
    정말 우문 현답이 아닌가 합니다.
    우리가 무엇에 집중하고 무엇을 생각하며 수련을 하고 있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고 정리할 수 있는 글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
    정주원 2015.06.11 12:49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명쾌하고 좋은 가르침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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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착해지고싶은놈 2015.06.11 12:50
    잘 읽었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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