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 - 간합 이해로부터 시작

by KAM on Jun 2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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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일본 경찰들이 흉악범을 검거할 때 아이키도보다 유도를 배운 경관들이 더 많이 다친다는 이야기가 있다. 허리던지기(腰投げ) 기술 하나만 놓고 비교를 해보면 아이키도와 유도는 뿌리가 같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두 무술 모두 근대 이전 고류 유술의 영향을 벗어날 수 없었기에 그렇지만, 현재에 이르러서는 상당 부분 아이키도와 유도는 기술의 무게 중심이 달라지고 있다. 피아(彼我) 간에 긴장을 유지하는 거리, 즉 간합(間合, 마아이)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위험이 시작되는 경계를 간합이라고 한다. 유도는 근접 기술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여 간합 안에서 제어하는 기술이 위주가 되어가는데 반해, 아이키도는 대부분이 간합을 유지하려는 무술이다. 따라서 상대가 공격의지를 가지고 접근할 때 이미 그 위험 감지로부터 시작하여 그 간합을 계속 유지하려 노력하는 것이 아이키도다. 검도도 이와 유사하다. 아무리 무술의 고수라 해도 간합 안에서 시도 되는 공격을 피하거나 막아 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살을 내주고 뼈를 취한다고 멋있게 포장하기도 하지만, 그 희생이 너무 크다.

만약 잡아야 할 범인이 칼이라도 들고 있다면 그 위험은 불을 보듯 할 것이다. 범인을 요행히 체포했다고 해도 경관이 당해야 할 위험이 너무 크다. 칼싸움은 극도의 공포를 수반한다. 전장에서 굶주린 맹수처럼 좌우를 살피지 않고 달려드는 무사를 상상해 보라. 생사를 초월한 눈동자는 핏발이 홍채를 관통해 있고, 맹수의 발톱 같은 시퍼런 칼날은 보기만 해도 오금이 저릴 것이다.  ​


​서로를 죽고 죽이는 광기 넘치는 상황에서 평상심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만약 살인에 이골이 난 흉악범의 살기가 주도권을 잡으면 아무리 무술의 고수라고 해도 소용없게 된다. 격투기 체육관에서 평소에는 대련을 잘 했던 선수가 실제로 시합을 나가서는 힘을 쓰지 못하고 기술도 사용하지 못하고 주먹만 휘두르다 나오는 것을 많이 본다. 그것은 체육관에서 가졌던 평상심을 경기에서는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간합 안으로 들어가 시작되는 싸움은 매우 위험하다. 유도는 경기 위주의 트레이닝이 강조되면서 아테미(当身技)라고 하는 타격기가 사라져 버렸다. 실전을 표방하는 신흥 유파의 주짓수(柔術)가 등장하지만 간합 안에서의 기술 위주라 비슷한 상황의 위험을 맞닥드리기는 마찬가지다. 강력한 타격기를 추구하던 필자가 국내 최초로 태국에서 무에타이를 도입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어느 정도 노하우가 쌓였을 당시에 고도의 훈련으로 상당 수준까지 올라서지 못하면 역시 위험에서 안전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하루 종일 훈련만 하는 프로들도 다치는 것을 많이 봤다.

간합 밖에서 싸우는 무술은 아이키도와 검도다. 검도는 세메(攻め)를 통해서 상대의 공격 의지를 읽는다. 실수로 혹은 실력이 상대의 간합을 읽지 못하면 손목 -검술에서 손목은 심장과 같다- 을 비롯해 사정없이 난타 당하고 만다. 아이키도는 적을 만들지 않는다는 무술의 성격상 상대와 겨누는 자세를 잡거나 하지 않는다. 하지만 적의를 가진 상대가 접근할 때 세메로 공격 의지를 알아내는 검도처럼 미리 파악하고 대처하는 기술을 추구한다.

아이키도는 간합 밖에서 시작하는 무술이다. 따라서 간합 안에서 시작하는 유도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특히 검에 대한 대처가 부족해진 유도(경기 위주 수련의 맹점)와 비교하자면 아이키도는 검(劍)의 이치를 몸으로 표현한다는 점에서 '몸으로 하는 검술'이라고 한다. 아이키도는 체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검술 수련자와 검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체술 수련자에게 그 의문의 실타래를 푸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고도칸(講道館) 유도의 기반이 된 기토류(起倒流)와 합기계 유술의 근간인 다이토류(大東流)  유술, 신카게류(神陰流)와 호조인류(宝蔵院流)의 검술과 창술에 대한 철저한 체득을 바탕으로 아이키도를 창시한 우에시바 모리헤이 선생에 대한 경의를 다시 한 번 표하게 된다.  


“Do not be tense, just be ready.” _ Bruce Lee.

"긴장하지 말고 그냥 준비하라." _ 이소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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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주아이키도 2015.06.24 10:41
    이부분에 대해 고민이 참 많았었습니다. 다이사바키와 간합의 중요성을요.
    더 분발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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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부림 2015.06.24 14:01
    아직은 몸으로 느끼지 못하고, 그저 '아~그렇구나' 하는 신입입니다. 그래도 공부하는데 많이 도움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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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순길 2015.06.24 14:44
    간합의 의미를 좀 더 깊이 이해할 수가 있어 좋습니다.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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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포청파엄창식 2015.06.24 15:58
    가끔 UFC 경기를 보고 있으면 아직도 몸이 막 흥분됨을 느낍니다.~~
    역시 보는 것과 하는 것은 다르겠죠^^. 몸은 벌써 무대에서 내려왔는데, 마음은 언제쯤 무대에서 내려올지ㅠㅠ.
    평상심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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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착해지고싶은놈 2015.06.26 21:46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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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주오승 2015.06.29 15:33
    요즘들어 간합과 아와세가 더욱 새롭게 느껴지고 있습니다 좋은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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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우림 2015.09.17 16:32
    선생님 칼럼 중에서 특히 이 칼럼은 100번 정도 읽은 것 같습니다.
    이제는 외워서도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키도 뿐 아니라 모든 무술가가 한번쯤 읽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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