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게 하는 것들

by KAM on Feb 0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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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장은 작은 조직이지만 큰 신뢰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곳-


-이해하기도 전에 변질시키는 것-


선승들은 참선 중에 졸거나 삿된 길로 빠질듯한 제자를 보면 거침없이 죽비를 날렸다. 엉뚱한 생각을 품으려 하고 있으면 벼락같은 일갈로 수행의 느슨한 고삐를 죄어 주었다. 무도도 마찬가지다. 제자들이 상당 수준까지 올라오기 전까지 겪는 갈등을 적절히 풀어가는 방법을 제시할 수 있어야 진정한 지도자다.


기술체계가 잘 갖춰진 것을 이해하기도 전에 변질시키는 것 만큼 어이없는 일도 없다. 검도, 유도 그리고 합기도는 지바 슈사쿠, 가노 지고로 그리고 우에시바 모리헤이라는 뛰어난 인물들의 재능과 노력에 의해 탄생한 무도들이다. 두 분야를 하나로 융복합을 해내려면 각각에 대한 이해가 상당 수준에 올라야 가능하다.


이미 그러한 시도가 동서양을 막론하고 많이 있었지만 그다지 가시적 성과를 접하지는 못했다. 이유는 어느 분야에 대한 깊이도 부족한 사람들이 시도했기 때문이다. UFC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가 전술적 대처능력의 향상을 위해서 여러 스타일에 대한 대비를 하는 것과는 다른 의미다.


과거 미디어에 나온 무술인 중에는 각종 무술을 합쳐서 50단 가까이에 달한다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을 봤다. 한참 입식타격기계에서 활동할 때라 그 사람의 경기 전적을 찾아보았지만, 뚜렷한 기록이 없길래 그냥 웃고 말았던 기억이 있다. 우선은 화려해 보일수 있지만, 결국 스스로 남보기 부끄러울 것이다.


스승을 제대로 만나지 못한 사람은 방황을 할 수 밖에 없다. 자신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으니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또 다른 분야를 기웃거리게 된다. 그런식의 캐리어 축적은 넓고 얕다. 종합무술이 아니라 이도 저도 제대로 하는게 하나도 없는 무술이 되고, 그저 시류에 휩쓸려 갈 뿐이다.


무엇이 부족한지 정확한 이해가 없이 새로운 것만 받아들이려고 하면 결코 채울 수 없다. 예능 프로그램의 특성상 시청률 향상을 위한 설정도 있겠지만, 『골목식당』에서 시청자가 뒷목을 잡을 수 밖에 없는 경우를 무술계에서도 수없이 봐왔다.


-선생과의 관계를 가볍게 여기는 것-


도장에서 만나는 인연도 다른 어떤 곳에서 만난 인간관계보다 못하지 않다. 가르치는 이와 배우는 이는 신뢰가 있어야 한다. 그런 신뢰를 바탕으로 인간관계를 형성해 가는 것이다. 가끔은 도장에서 운동하다 만난 사람들끼리 술친구가 되어 도장에 나오는 횟수가 줄어들고 또는 그만 둬 버리는 사람이 있다. 성인들이니 만큼 좋은 인간관계는 필요하다. 하지만 주객이 바뀌듯 선생과의 관계를 가볍게 여기는 것은 옳지 않은 행동이다.


합기도 승단 과정의 마지막 관문은 그를 지도한 선생의 추천이다. 우리 사회에서 문제가 되는 갑을의 관계가 아니라, 어찌보면 고리타분해 보이는 유교문화적 요소가 다분한 사제 관계가 제대로 유지되지 않으면, 아무리 기술이 뛰어나도 고단자의 반열에 오르기 힘들다. 눈앞의 금전적 이득만을 생각하며 단증이나 자격증을 남발한다면 지도자로서의 자질이 없는 것이다. 국내에 수 많은 조직이 그렇게 하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게 얻은 증서를 도장에 걸어놓고 자랑하는 것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몰염치한 행위다.


-쉽게 버리듯 떠나는 것-


보은(報恩)을 모르는 사람을 가르치면 반드시 후회로 돌아온다. "옛날에 내가 아닙니다!"라며 자신이 그 위치에 오기까지 배려하고 도와준 지도자와 선배의 존재를 망각하는 사람이 있다. 결국 그런 존재를 거둔 세월만큼 실망하게 된다. 일관성이 없는 사람은 역시 주의해야 한다.


스스로의 평가가 안되면서 어설픈 실력으로 후배를 가르치려 들거나 심지어 괴롭힘을 즐기는 경우도 있다. 선생에게 집중해도 부족한 실력으로 다른데에 관심을 가지니 더 이상의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또 잘난척 하는 사람들 중에는 오히려 열등감에 잡혀 있는 사람도 있다. 인격은 관계에서 나타난다.


나를 가장 슬프게 만드는 것은 지금까지 배우고 있던 수련생이 어느날 지도자와의 관계를 가볍게 끊어 버리고 다른 곳에 가서 배우고 있을때 유난히 상심이 크다. 일본에서는 합기도 내에서도 다른 스승 아래로 갈 때는 허락을 받고 움직이는데, 하물며 타 무술로 갈 때 아무런 언질도 없이 떠나버릴 때는 그 배신감이 크다.


가볍게 배신하는 사람을 보면서 지도자는 잘못 가르쳤다는 생각과 함께 심하게는 무시당했다는 수치심까지 느끼곤 한다. 무도는 교검지애가 있고, 선생은 제자의 실력이 향상되어가는 모습을 보며 행복을 느낀다. 그러나 보은을 모르는 자와 함께 하는 것은 실망감 그 자체다. 이용가치가 있을때 접근했다가 필요없다고 생각되면 쉽게 버리듯 떠나는 것을 가볍게 여기는 자들과 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헛된 것도 없다.


지도자는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 또한 자신이 하고 있는 무도에 대한 확신을 갖어야 하며 제자들이 방황하지 않도록 실력과 자질을 높이기 위해 쉼없이 노력해야 한다. 제자가 말없이 떠날때는 자신의 실력과 자질 부족에 대한 반성부터 해야 한다.  

Files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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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松山™ 2019.02.12 19:35
    죄송합니다. 선생님!
    선생님에게 더욱더 집중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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