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은 관계속에서 이루어진다.

by KAM on Nov 29,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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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무술인지는 밝히지 않겠다. 8단이상 고단자 승단심사를 보는 심사장에서 심사 관계자가 초단보다 못한 9단을 받으려 하는 것에 창피함을 느끼지 않느냐며 한마디 했다고 한다. 8단 이상의 고단자들이 도복을 입지 않는 것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나도 어렸을때는 그런 모습을 당연시 했었다는 생각이 든다. 어른에 대한 경노사상(敬老思想)이 아니었나 싶다.     


만유애호(萬有愛護)를 펼치는 합기도(Aikido, 유사합기도와 구분을 위해 아이키도로 표기한다)는 철학적 깊이와 함께 기술적 능력이 일치된  모습을 보이는 단위(段位)를 보여야 한다. 아이키도를 어느 정도 수련한 사람이라면 서로에 대한 신뢰가 높다. 왜냐하면 우에시바 모리헤이 선생이 창시한 아이키도에 대한 철학과 기술을 함께 공감하고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회원들의 단위를 관리하는 협회도 신뢰를 위해 노력했을 때 가능한 것이다.    


승단은 기술만 잘한다고 해서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그 무술이 추구하는 정신을 이해하는 깊이가 기술의 발전과 일치되었을 때 승단을 해야 한다. 세월만 지나면 받는 것을 단위로 생각해서는 절대 안된다. 승단은 기술적인 깊이도 중요하지만 정신적인 깊이도 함께 올라가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관계를 중요시 하는 아이키도에서는 서로가 바라는 교감과 그것을 통한 공감 능력에 대해서도 높은 관심을 갖는다. 


좀 더 이해하기 쉽게 김씨와 이씨 두 사람의 예를 들어 보겠다. 기술적 표현 능력은 김씨가 이씨보다 높으나, 이씨는 선배와 후배 등 인간관계에서 조화를 강조하는 아이키도 정신을 김씨보다 잘 실천한다. 만약 스승이 이 두 사람중 한 사람에게만 승단을 해야 한다면 누구를 선택할 것인지를 고민 할 것이다.  


만약 초단이나 2단, 3단이라면 고민할 것도 없이 실력이 뛰어난 김씨에게 주어야 한다. 하지만 고단자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아이키도는 4단까지만 실기심사를 보고 있다. 5단  부터는 실기심사를 하지 않는다. 실기심사를 보지 않기 때문에 쉬울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오히려 정해진 실기심사를 보고 승단하는 것이 더 쉽다. 실기는 정해준 기술만 잘 연습해서 보여주면 되기 때문이다.


4단까지는 실기 심사를 통해서 재능과 기본적인 기술들을 모두 습득하게 하고 있다. 실기를 보지 않고 평가하는 5단부터는 기술의 깊이있는 성장과 함께 정신, 그리고 인간관계의 성장과 조화를 포함한다. 선배와 후배, 가르쳐준 선생에 대한 전반적인 태도나 행동들이 모두 포함되는 것이다. 그러한 성장은 짧은 기간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아이키도는 창시자가 펼치고자 했던 만유애호에 대한 공감능력과 위 아래로 연결되어 있는 관계망 속에서 올바르게 교류하고 있는가도 중요하다. 현대 사회는 끊임없이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같은 스승을 모시고 있는 제자들이 사사로운 이해관계로 대립하거나 나빠지는 것을 경계한다. 관계를 헤치는 모습을 보이는 자가 높은 단위에 올라간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하다. 


하지만 초단보다 못한 9단이 존재하는 이유는 승단을 돈벌이의 수단으로 생각하거나 그저 세월이 가면 주고 있는 ‘경노우대증’ 정도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성 좋고, 친구 잘 사귀는 사람이 고단자가 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만약 아이키도에서 기술적 표현이 낮은 수준이라면 파트너와 훈련시 원할하게 풀리지 않는 기술로 인해 부조화의 형태가 일어난다. 


아이키도에서는 기술적 표현의 깊이는 그 사람의 정신적 성숙 수준이라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다. 파트너에게 기술이 자연스럽게 걸리지 않으면서도 마음이 평온한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감정적인 부조화는 자연스럽지 못한 기술적 부조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만났던 수준 높은 선생들을 통해서 우리는 경외감과 함께 희망을 갖는다. 갈고  닦은 한 사람의 수양이 경외감으로 많은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깨달음에 이룬 성인을 만난 것과 다름이 없다. 우리가 정성을 다해 성심성의껏 선생을 찾고 따르는 것은 출중한 재능이 보여주는 유쾌함과 수양으로 형성된 높은 인간미에 반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50대도 안된 사람이 마치 고희를 맞이하고 팔순을 맞이한 노인처럼 경노우대를 받으려는 것은 잘못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무도에서 단위는 세월만 가면 그냥 받는 숫자가 아니다. 그만큼 수행이 이루어졌다는 것으로 높은 기품(氣品)를 갖췄다는 표시이다. 


높은 단()까지 올라간 선생은 항상 인자한 모습만 보이는 것은 아니다. 그 반대일 때도 있다. 스승은 각자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제자를 대한다. 승단(昇段)에 응시 하고자 할 때 그 가부(可不) 여부는 자기 자신이 스스로 알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을 판단하고 추천하는 것은 곁에서 매번 지켜보고 있는 선생이다. 


수련이나 강습회 또는 연무회 같은 여러 경로를 통해서 실력은 자연스럽게 모두에게 드러난다. 스승이 없거나 스승의 추천이 없는 사람을 협회에서 승단시키고 있다면  협회가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을 00무술 9단이라고 내세우는 사람이 있는데 그것을 허락한 선생은 없고 협회만 있었다. 그런데 그 협회 안에서도 그 사람이 9단인지를 알고 있는 사람이 없다. 


낭중지추(囊中之錐)라는 말이 있다. 주머니 속의 송곳이라는 뜻으로 재능이 뛰어나거나 능력이 출중한 사람은 아무리 감추려 해도 저절로 드러나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된다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아이키도 창시자가 바로 그런 선생이었고, 서울강습회를 위해 오신 야마시마 다케시 7단 선생은 평범하기 그지 없는 73세 할아버지이시지만 매년 전세계에서 초청을 원하고 있어 매우 바쁘시다.  


우리는 그런 선생들을 통해서 무엇이 진짜이고, 가짜가 무엇 인지를 확인하고 있다. 그것을 보고도 모르는 자는 어둔하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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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임 2014.11.29 18:53
    기술과 정신의 조화를 강조하는 아이키도가 있어 건강한 신체와 마음, 정신을 키울 수 있어 참 좋은것 같습니다~어둔하기 짝이 없는 1인이 될 뻔 했는데~~참 다행입니다~^^선생님께서 굳건히 계시기에 전통과 뿌리가 있는 무도임을 명확히 할 수 있으니까요~~게다가 이렇게 좋은 칼럼을 통해 무도의 기술적 부분과 삶에 대해 고찰할 수 있는 시간을 갖을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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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오승도장장 2014.12.01 12:01
    관계속에서 성장한다는 말씀 명심 또 명심하겠습니다.
    그리고 실력또한 뒤쳐지지 않도록 더욱 수련에 정진하겠습니다.
    가르침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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