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이 지배하는 육체, 육체가 지배하는 정신

by KAM on Jul 03,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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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이 일본 세계본부에 우치데시(内弟子) 교육을 받기 위해 갔을 때, 숙소가 없는 세계본부 도장에서 우에시바 모리테루 도주의 특별한 배려로 숙박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어서 집중 훈련에 들어갈 수 있었다. 세계본부는 모든 아이키도인들에게 열려있다. 그렇다고 모두가 우치데시가 될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세계본부는 전세계에서 아이키도의 진수를 경험하고 자신의 실력을 시험해 보고자 찾아오는 메카이다. 하얀띠나 초보자 표시가 나는 사람에게는 친절하게 대하지만 유단자에게까지 그렇치는 않는다. 기술은 선생에 따라 다르지만 주로 기본기를 위주로 수련하는게 많다.   

   

수련이 시작되면 가까운 사람과 파트너를 정하고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파트너를 바꾸지 않는다. 우리도장은 기술이 바뀔 때마다 파트너를 바꾼다. 그것은 고바야시 선생께서 수련중에 한사람에게만 집착하는 스토커 행위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정하신 룰이다.

 

세계본부 회원은 본부답게 실력에 대한 자부심이 매우 높다. 만약 누군가 실력을 시험해보고자 한다면 세계본부에 대한 신뢰를 위해서라도 충분한 증명이 있어야 하는 곳이다. 나도 처음 세계본부를 찾아갔을때 나이 많은 노인분을 쉬운 파트너로 생각하고 접근했다가 몹시 혼난적이 있다.

 

만약 나와 같이 운동께나 하는 사람이 세계본부를 찾아가 가볍게 휘젖고 온다면 세계본부라는 권위는 허울만 있을 뿐이다. 각 나라를 대표하는 도장에도 미래 지도자를 희망하는 유단자들이 시험삼아 찾아오곤 한다. 그중에는 진짜 실력이 출중한 사람도 있어서 한국본부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때가 있다.    

 

3단이었던 장남이 우치데시로 세계본부 수련을 시작했을 때도 그랬다. 봐주지 않는 분위기에서 실제 기술을 펼치며 훈련할 때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일어났다. 군대에서 훈련조교로 단련된 강한 체력이 있었기에 그런 두려움은 얼마가지 않아 안정이 될 수 있었지만 정말 무서운 경험이었다.

 

본인 의도와 상관없이 공중으로 몸이 날아가고 바닥에 꼬치듯 떨어지는 던지기는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공포 그 자체다. 체력과 운동감각이 뛰어난 서양인과 파트너가 되어 훈련했을 때는 서로 지지 않겠다는 듯 몸이 뒤엉키며 용호상박을 이룬다.

 

중간에 힘들다는 표정을 지으면 지는 것이다.

땀을 닦기위해 수건을 꺼내 드는 것도 항복이나 같다.

물을 마시기 위해 멈추는 것도 진 것이다.

 

이기고 지는 것은 타인과의 싸움이 아니라 내 자신과의 싸움에서 일어난다. 상대는 나를 시험한다. "너는 지쳤어 이제 그만하고 졌다고 선언해!"

"죽을지도 몰라! 이게 네 한계야, 그만 멈추고 물러나!"

"무엇 때문에 목숨을 걸어? 그럴만한 가치나 있어? 그만해!"

"너는 안돼! 틀렸어! 포기하라고!"

“너는 나를 이길 수 없어!”

 

너무 힘들다. 더이상 참기 어렵다는 생각에 손바닦을 펴보이며 일단 멈추고 상대로부터 물러선다. 물 좀 마시고 오겠다는 표시를 하고 등을 돌린다. 상대는 웃으며 쳐다본다. 그의 눈을 외면하고 물을 마시러 밖으로 나왔다. 그러자 세계본부 지도원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그리곤 나무란다.

 

"너는 본부도장 우치데시다, 왜 지는 모습을 보이는가!"

다시 파트너에게 돌아갔다. 마음에서는 "지면 안돼!" 하고 있었다.

 

장남은 2달 동안 세계본부에서 훈련하며 2번이나 탈수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수련중에 몇 번씩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일어났지만 우치데시 정신으로 잘 견뎌냈다.

야스노 마사토시 선생의 우치데시며 메이지대학교 이학박사로 이론물리학 전공인 요코야마 다이스케 4단이 2년 동안 서울에 체류하며 장남과 훈련하였다.

 

두 우치데시가 한치의 양보도 없이 주고 받는 훈련을 한다. 장남에 비해 체력이 약했던 요코야마 다이스케는 몹시 힘들었지만 얼굴표정은 하나도 변하지 않고 있었다. 얼굴은 오히려 미소를 띄고 있다. 정신은 약해지거나 흔들리지 않는다. 훈련이 거듭될 수록 오히려 더 강해지고 있었다.

 

그런데, 몸이 버텨주지 않았다. 교대로 던져지고 있을 때 체력에 한계가 오면서 허벅지 근육이 경련을 일으키면서 마비가 왔다. 일어나질 못하고 마비된 근육을 주물렀다. 마비가 풀리자 몸을 다시 세우면서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훈련을 거듭했다.

 

거듭된 훈련으로 갈증을 느낀 장남이 요코야마에게 "괜찮으세요? 좀 쉬었다 할까요" 하였다. 훈련중 지나친 친절에는 이유가 있다. 오랫만에 적수다운 적수를 만나 회포하듯 봐주지 않고 던지며 서로에게 위안을 느낀다.

 

평등한 권리를 주장하면서도 책임이 주어지면 보호받으려는 듯 약한 모습을 보이는 여인과 같은 사람들이 많다. 정신이 지배하는 육체와 육체가 지배하는 정신이 있다. 권리가 있으면 책임과 의무도 있다. 사랑과 자비는 거저 생기는 것이 아니다. 건강과 행복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어려운 역경에 부딪쳤을때 싸워서 이기려 하기 보다는 자연법을 무시하고 나에게만 베푸는 신에게 메달리곤 한다.

 

무도는 승부를 가리는 것이다. 아이키도는 상대적 평가를 통해서 얻는 승리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이기는 승리가 되어야 한다. 끊임없는 훈련을 통해 나를 개선하며 변화해가는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다. 술기 몇개 더 알고 칼쓰는 테크닉 몇가지 더 알고 있다고 해서 실력이 뛰어나다고 말해서는 안된다.  

 

이전에 올린 『무도란 이런 것이다』에서 이야기 한 것 처럼 우리는 진짜 실력과 변화가 무엇인지 정확히 인식하고 알아야 한다. 죽을 고비를 넘겨 본자만이 실제 죽음 앞에 초연해 질 수 있다. 얄팍한 재주로 무도를 농락해서는 안된다.



Files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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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형훈 2017.07.09 14:24
    수련 중 물을 마시고 땀을 훔치는 작은 행동하나에서부터 진짜가 되어가야 함을
    선생님의 글을 통해 다시한번 상기 할 수 있었습니다.
    언제나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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